한때는 ‘직장 다니면서 우리 회사 주식 사는 게 애사심’이라고 여겨졌지만 지금 MZ세대는 다르다.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녀도 그 회사 주식을 사지 않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왜 '내 회사'에 투자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을 대신 선택하고 있을까?

1. 회사 주식은 로맨스가 아니다
예전 세대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애정 혹은 안정성 때문에 ‘내 회사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MZ세대는 현실적이다. 직장=단기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회사 주식을 애정의 표현으로 여기지 않는다.
특히 구조조정이나 실적 하락에 따라 주가가 하락한 사례들을 지켜본 MZ세대는 회사를 다닌다고 해서 그 기업의 미래를 신뢰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안에서 일해보니 안 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즉, MZ세대는 회사와의 감정적 연결보다 투자 수익과 리스크를 더 우선시한다.
2. 개별 종목보다 ETF, 해외주식, 크립토 선호
MZ세대는 개별 종목 리스크를 회피하는 경향이 크다.
변동성 큰 개별 주식 대신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거나 미국 기술주나 일본 우량주처럼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린다.
또한 MZ세대에 가까운 투자자들일수록 주식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에 더 익숙하다.
이들은 ‘회사 성과 = 내 수익’이라는 단순 구조보다 거시적인 흐름이나 기술 성장 또는 메가트렌드에 투자하는 걸 선호한다.
한 마디로 ‘내 회사 주식’보다 ‘내가 믿는 방향’에 투자하는 시대다.
3. ESG, 내부자거래… 믿음이 흔들린다
MZ세대가 회사 주식을 꺼리는 이유는 윤리적 회의감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은 ESG 평가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실제 직장에서 느끼는 기업문화나 리더십이 그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도덕적 실망감 때문에 그 기업의 주식을 피한다.
또한 내부자거래, 배임, 횡령, 비리 등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부정적인 이슈들도 신뢰를 깨뜨린다.
‘내 회사는 괜찮겠지’가 아니라 ‘내 회사도 그럴 수 있어’라는 불신이 기본값이 된 셈이다.
회사가 싫어서가 아니다.
MZ세대는 투자를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접근한다.
회사 주식 대신 ETF를 사고 국내 주식보다 해외를 고르고 ESG를 보고 결정한다.
그 중심엔 ‘내가 믿을 수 있는 곳에 돈을 넣는다’는 확실한 기준이 있다.
단순히 변덕이 아니라 정보에 민감하고 가치 지향적인 세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투자 패턴인 셈이다.
회사는 직원의 충성 대신 투자자로서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